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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암재

HOUSING

玉岩齋

옥암재

은은하게 빛나는 옥을 닮은 집

옥암재의 대지는 전남도청이 자리한 목포 신도시에 위치하고 남쪽으론 바다에 근접하며 주변은 낮은 산들에 둘러싸여 있다. 대지의 좌향坐向이 북쪽으로 열린 데다 삼면이 도로에 노출돼 프라이버시를 지키기에 부족하다고 생각해서인지 사람들의 관심 밖에 밀려났던 부지였다. 세 자녀를 둔 젊은 부부가 공동주택에서 탈출해 사람들이 집을 앉히기에 좋지 않다는 이곳에 터를 잡고 인연을 맺었다.

처음 이 땅을 만났을 때 옥암玉岩이란 지명에서 느껴지듯 옥과 같이 은은하게 빛나고, 시간이 지나도 반듯하게 서 있는 모습을 상상했다.
하얀색의 커다랗게 떠 있는 기하학적인 매스는 이제 마을 어귀의 이정표처럼 사람들에게 회자되고 있다.

따뜻한 집을 바라는 안주인의 뜻에 따라 건물을 최대한 북쪽으로 등을 지게 배치하고, 남쪽에 면한 부분이 많이 생기도록 작지만 중정中庭을 품어 감싸 안은 ‘ㄷ’자 형태의 구조로 앉혔다. 거실은 도로 쪽에서의 프라이버시를 확보하고자 반 층 들어 올린 스킵플로어Skip Floor 형태의 구조로 계획했다. 또한, 바다를 낀 남부지역의 고온다습한 환경을 고려해 홑집 구조로 얇고 긴 형태를 접어 넣어 바람이 잘 통하게 했다.

반 층 올라간 거실은 누마루 형식의 사랑채처럼 손님을 맞이하기에 알맞으며, 아무런 방해를 받지 않고 도로 너머의 풍경을 맘껏 즐길 수 있다. 대문, 필로티, 중정이 한 덩어리를 이룬 공간 너머에 위치한 주방/식당은 전통 가옥의 안채처럼 궁금증을 유발하는 안주인의 공간이다. 이곳에선 드나드는 사람들을 인지할 뿐만 아니라 멀리 근린공원을 끌어 담을 수 있다.

스킵플로어 계단은 레벨이 다른 층을 연결하는 통로로서의 단순 기능뿐만 아니라 거실의 일부분으로 느껴진다. 공간 영역이 모호해지도록 거실의 폭과 계단의 폭을 같게 만듦으로써 공간의 확장을 꾀했기 때문이다. 계단에서 보이는 각각의 공간은 서로 다른 세대의 가족이 쉽게 만나 소통할 수 있다. 거실에선 기능적으로 분리된 주방/식당과 안방, 그리고 안방에선 아이들의 공간과 거실이 한 공간인 것처럼 재밌게 보인다. 계단은 거실의 일부분으로 활용되도록 단의 높이와 폭을 여유롭게 계획했다.

옆집과 계획 건물을 이용해 형성된 중정은 해가 들고나는 시간에 따라 다양하게 활용된다. 또한, 내외부의 온도 차를 만들어 시시각각으로 바뀌는 바람이 집 안으로 들도록 하는 건축적 장치 역할도 겸한다. 처음부터 남측으로 기울어진 경사 매스에 숨겨지도록 고려한 태양광 패널은 단독주택의 유지 관리비를 절감시켜 준다. 건축주는 만날 때마다 ‘가족 모두 집을 만족스러워하고 있다’는 말을 전한다. 이를 통해 단독주택은 고가의 자재를 사용하지 않고도 가족 모두 만족하며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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